제 목 : 하나님의 아픔을 아는 전도자_권은옥 | 조회수 : 1778 |
작성자 : 훈도 | 작성일 : 2016-03-13 |
저는 믿는 가정에서 모태신앙으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절을 세울 만큼 우상숭배가 심한 가정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만큼 저는 영적으로 어두운 상태였습니다. 딸만 일곱인 가정의 막내로 태어난 저는 아들처럼 자라며 부모님을 기쁘시게 해드려야 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간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엄마를 부탁한다고 유언하셨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더 심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영국에서 1년간 유학할 기회가 생겨 최선을 다하며 공부하다가 정신적인 문제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생긴 질병이 'Bulimia'라는 강박성 중독 증세입니다. 이후 약 7년간 깊은 중독에 빠져있으면서도 저는 성공을 향한 걸음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대학을 마친 후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불신자 남편과 결혼한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결혼을 통해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 싶었고, 결혼 후 유학을 떠나는 남편과 해외로 나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저는 그때까지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중독 증세를 감출 수 있었습니다. 남편을 진실로 사랑했지만 저의 결혼은 경제적 어려움과 부끄러운 제 모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습니다.
96년 시작된 유학 생활에서 저의 중독은 더욱 심해졌고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독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정신과 간호대학원 과정을 다녔고 논문 제목은 제가 시달리던 중독의 문제였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기도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듣고 배웠던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신다면 저 좀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다락방을 시작한 큰언니가 97년 호주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언니가 오기 하루 전, 제 안에서 뭔가가 ‘이제는 들키겠다, 더 이상 있을 수 없겠다’ 하며 떠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언니에게 복음을 들은 후 그토록 시달리던 중독의 문제가 없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중독의 조짐이 다시 느껴질 때면 언니가 강조하며 가르쳐 준 언약 기도를 했습니다. 오래도록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사용해보지 못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령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독은 강도같이 찾아와 저를 하루하루 망하게 했지만, 그리스도의 이름을 실제로 사용하자 중독의 영들이 그 이름 앞에 파도같이 부서지며 사라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다락방 훈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때 솔직한 저의 관심은 오직 복음이 아니라 그 복음 때문에 따라오는 육신적인 응답이었습니다. 바로 하나뿐인 제 아들을 복음 엘리트로 키워 내는 것이었습니다.
우상숭배가 심한 가문의 남편은 복음을 받고도 10년 넘도록 예배 시간마다 잠에 취해 있었습니다. 은혜 받는 것에는 전혀 무감각했고 IMF가 터지자 더 이상 공부 할 수 없었던 남편은 패배감과 무기력에 빠져 실업의 상태로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남편과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간호사로 몇 군데의 병원을 24시간 다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10년의 이민생활이 지나며 남편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갔으나 제겐 우울, 허무, 남편을 향한 분노와 갈등으로 늘 이혼의 구실을 찾고 있었습니다. 온통 관심은 하나뿐인 아들을 잘 키워내는 것이었습니다. 복음 안에서 좋다는 교육은 다 시키며 영재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고 비올라를 가르쳐서 시립교향악단의 장학금을 받는 멤버가 되도록 만드는 것, 그래서 아이의 인생이 복음 엘리트로 사무엘 같이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전도를 제외한 행정, 통역, 봉사 등 모든 면에서 열심을 내는 다락방 종교인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어느 날 목사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집사님, 진짜를 하세요. 전 다른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전도를 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목사님의 말씀이 많이 섭섭했지만 제 인생을 심각히 고민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님께서 제게 전도사가 될 것을 권하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기도해봐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목회자에게 100% 순종하라고 배웠기에 전도사가 되었고 목사님의 전도현장을 따라 다니며 통역하면서 많은 치유를 받았고 생각지 못했던 늦둥이 둘째와 셋째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근심이고 우상이었던 아들이 십대의 방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규모를 가르친다는 명분 아래 새벽부터 시간을 정해 놓고 움직인 생활들이 아들에겐 감옥이 되어 저를 원망하며 미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육을 위해 어려서부터 텔레비전은 두지도 않고 책만 읽고 자랐는데, 엄마의 통제에 불같이 반항하며 게임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제가 야단을 치면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나중에는 마약까지 손을 대었습니다. 하나님께 금식하며 기도했지만 아이는 점점 심각해졌고 급기야 대화를 시도하던 제게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고 집안의 모든 물건을 부수고 나가버렸습니다.
그 날 저는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제 안에는 더 이상 아무 소망이 없었습니다. 복음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아이와 저에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저의 최선이 저와 아이의 인생을 망하게 했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엉망이 된 집을 치울 힘도 없어 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표현 할 수 없는 평안함으로 갈라디아서 2:20이 깨달아지며 그리스도 아니면 안 되는 인생임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자 간절한 하늘의 소망이 생기면서 진심으로 하나님께 제 자신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기도제목이 달라졌습니다. “성령의 인도를 받게 해주세요, 제가 주인 되어 살지 않게 해주세요.” 그런 가운데 현장을 나가니 모든 사람들이 모습은 달랐지만 저와 제 아들 같아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을 통해 왜 나의 인생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답을 주기 시작하셨고, 아들을 향한 나의 애타는 마음을 통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큰아이의 반항 이후, 저는 둘째, 셋째에게 더 이상 큰 아이에게 했던 교육을 할 수 없었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말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의 의미를 제가 깨닫게 해달라고 사실적인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로써 많은 아픔들을 가지고 있을 때 하나님은 저를 단기 선교의 현장으로 보내셨습니다. 목사님의 통역으로 간 선교 현장에서 잃어버린 아들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심정을 느끼며 참 많이 울었습니다. 아들을 살리고 싶은 나의 마음만큼 저들을 살리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심장이 느껴지자 정말 정신없이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려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고 선교 현장의 구령의 마음은 전도현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저와 같이 종교에 빠져 있는 자들에겐 올바른 그리스도의 누림을 알려야 했고 우상에 빠진 자들에겐 해방의 복음으로 재앙을 막아야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구원 메시지는 저의 간절한 기도가 되고 찬양이 되어 그 속에서 성령이 저를 치유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혼을 보면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느껴져 그냥 있을 수가 없었고 한 명 두 명씩 제자들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제 자신의 정체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저를 보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고 성령께서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품고 키우게 하셨습니다.
어느 덧 저에게 전도는 가장 좋은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세상적이고 육신적이던 저를 하나님은 아들의 문제를 통해 바꾸시며 전도현장에서 영적인 눈을 열어주셨습니다. 복음 없이 포장하며 살아가는 호주인들의 모습과 껍데기 신앙생활을 하는 수많은 종교인들, 곧 무너질 얇은 가식들로 포장해 살아가는 인생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들 모두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성공도 아니고 세상이 주는 거짓된 안락함도 아닌 그리스도뿐임을 경험케 하셨습니다. 제자들을 양육하며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감추어진 하늘의 비밀들을 보게 하셨고 그렇게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양육하면 할수록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향한 열망을 제 안에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어느 덧 아이의 방황과 문제가 저를 흔들지 못하였고 아이를 통해 시대를 살리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확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아직도 어린 세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살면서 전도자 대회도, 학교도 포기 하려고 했던 때가 많이 있었지만 끝까지 마치도록 해주시며 아브라함에게 그의 실수 이후 ‘나의 선지자’ 라며 감싸 안으시던 하나님의 음성이 저에게 ‘나의 전도자’ 라며 말씀을 통해 들려주실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더욱 감사한 것은 류목사님이 말씀하신 창세기 3장의 ‘나’ 중심의 전도와 사역, 나를 위한 사역을 해 왔던 저를 보게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남은 전도자의 인생을 정말 복음을 위한 전도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바울이 자신 있게 말했던 고전 11:1 “너희는 나를 본 받는 자가 되라” 했던 고백이 너무도 부러워 속히 저도 저의 아이들과 제자들에게 이 고백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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